“그렇게 생각하니? 안타깝네… ” [ 빛을 잃은 등대 ] [ 외관 ] 마리 세퍼드는 파도가 치지 않는 고요한 바다와 같았다. 바닷가에 쌓인 모래를 쓸어내리는 차분한 물결 같은 머리카락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빛나는 밤바다 같은 청록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눈동자를 감싸 안은 속눈썹은 창백한 피부 위에 얹혀있었으며, 곱게 뻗은 손에는 종이에 베인 상처들이 자잘하게 있었다. 하늘에 박힌 별을 보거나 혹은 백지에 펼쳐진 활자를 바라볼 때 살아있는 생명체 같았으며, 그 옆으로 지나가면 약간 소금기를 품은 시원한 향을 풍겼다. 그는 사람이 없는 곳에 있었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했다. 사람과 어울리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았기에 수업시간에도 늘 구석에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는 잘 맺지 않았지만, 약속을 어긴 적이..